1999년 표민수 PD, 노희경 작가의 세기말특집 2부작 드라마 <슬픈 유혹>을 보았다.

바보같이 내 PMP가 스샷 저장이 된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어서 마구 찍어봤다.
놀라운 점 1. 이건 KBS 공중파에 방영된 드라마다~!!!
놀라운 점 2. 이게 방영된 건 무려 10년 전이다~!!!
놀라운 점 3. 10년 전 KBS 방영 드라마라는 것이 놀라운 이유는 이 드라마의 소재가 대놓고 동성애이기 때문이다-_-;;;;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지금 사회에서 1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본질적인 면에서는 그다지 달라진 게 없다고는 할지언정 동성애에 대한 사회의 반응은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10년 전에는 "없는 존재" 취급을 받았겠지만, 요즘은 그 존재 자체는 인정하는 분위기이고 한편에서는 아예 "상업화"의 소재로 쓰인다고나 할까. 어쨌든 보수적인 KBS에서 당시에 동성애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이름있는 배우들의 연기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정말이지 놀라운 일이다.
시대를 앞서간(?) 소재의 파격성은 젖혀두고서라도, 이 드라마는 그 자체로도 꽤 잘 만든 드라마다. 파격적인 소재 때문에 캐스팅에 난항을 겪었다는 것 치고는 정말이지 역에 딱 맞는 배우들이 캐스팅되었다.

주진모, 김갑수,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이미숙. 난 딱 10년 전부터 TV 드라마를 거의 챙겨 보지 않았기 때문에 김갑수와 이미숙이라는 두 중견 배우가 지금은 어떤 모습인지 잘 모른다. 그래서 10년 전의 김갑수와 이미숙의 모습도 전혀 낯설지 않았다^^;;
김갑수 씨의 저 "사연있어 보이는" 얼굴(...) "사연있어 보인다"는 말 말고는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저 얼굴과 표정은 정말 김갑수 씨의 전매특허가 아닌가 싶다. 아 정말 최고ㅠㅠ 몇 년 전에 후배 중 하나가 "저는 아무래도 오지콘인 거 같단 말이죠... 남자는 40부터 아니겠어요^^(야 너 그말 할 때 스물이었어ㅠㅠ) 우리나라 배우 중에서는 김갑수 씨 팬입니다요... 그 사연있어 보이는 얼굴 너무 좋아 미치겠어요" 라고 한 적이 있었더랬지...;;; 오지콘의 마음을 뒤흔들 외모인가봐^^;;
정문기 실장(김갑수). 40대. 직장에 청춘을 바쳤지만, 이제는 밀려나갈 신세. 전형적인 한국 남성. 가족에게는 언제나 강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지만 사실은 혼자서 외로움을 끌어안고 있다.
서정혜(김미숙). 20년간 정문기 실장의 아내로서 그저 남편의 등만 보고 살아온 전형적인 가정주부. 자신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남편에게 갑갑함을 느끼지만 남편의 자존심에 상처를 줄까봐 어찌하지 못한다.
번쩍이는 올백머리가 인상적인 주진모. 오히려 주진모는 최근까지 영화에서 가끔씩 얼굴을 봤기 때문에 10년 전 모습을 보니 "저땐 참 젊어보이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별로 늙진 않았는데, 배우들 옛날 모습을 사진으로 보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니까.
신준영(주진모). 겉보기에 젊고 패기넘치는 20대. 하지만 동성애자로 살아간다는 것 때문에 역시 외로움을 끌어안고 있다. 정문기 실장에게 자신의 형의 모습을 겹쳐보고 연민을 가지고 있다.
근데 그러고보니 이 양반~!! 엄청 잘생겼군요~!!!!!!!
내가 주진모 나온 영화 안 본 것도 아닌데, 왜 이 사람이 잘생긴 걸 몰랐을까-_- 저렇게 생겨가지고 존재감이 약했단 말이야??
솔직히 부티나는 얼굴이라고는 못하겠지만, 이목구비가 아주 조각이네그려...
근데 생각해 보니까, 이 배우가 정말 지금까지 나왔던 영화에서 진짜 존재감이 좀 없긴 없었어;; <해피엔드>에서는 최민식, 전도연만 부각되었고, <미녀는 괴로워>에서는 김아중한테 집중하느라 주진모에는 별로 집중이 안 됐고, <무사>에서는 하필이면ㅠㅠ 정우성이랑 같이 나왔어 젠장-_-; 주진모가 거의 원톱으로 나왔던 <사랑>은... 안봤구나-_-;;;
이번에 주진모 관련기사나 인터뷰 좀 찾아보니까, 연기생활 11년에 흥행작도 거의 없고, 흥행한 영화에 나와도 상대 배우 띄워주는 역할에 그치고 이러저러해서 맘고생이 많았다고 하네. 그러다가 이번에 <쌍화점>에서 연기상도 받고 영화도 나름 흥행한 듯 해서 기쁘다고 하더라고. 생긴 거에 비해서 지금까지 너무 못 뜬 거 아닌가 싶네. 앞으로도 잘나갔으면 좋겠다. 연기도 잘하는데^^
<쌍화점>을 볼까말까 망설이다가 우연히 <슬픈 유혹>을 찾게 되어서(아마 쌍화점 뜨고 나서 나처럼 이거 알게 된 사람도 많지 않을까 싶네) 봤는데, 이거 완전히 "주진모의 재발견"이네. 괜찮게 나온 컷을 올려보자~!!

한마디로 예술입니다-_-b
드라마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진지하고 조금은 슬프다. 그리고 세 주인공의 나레이션이 자주 나오는데, 분위기를 살리는 효과를 준다. 동성애를 소재로 한 진지한 작품은 우리나라에는 그렇게 많지 않고 내가 접한 거라고는 일본산인 코노하라 나리세 소설이나 미국이나 유럽산 영화 정도인데, 이건 정말이지 "한국적"인 배경이나 설정, 정서를 잘 담고 있어서 좋았다.
민주주의가 이 세계의 대다수를 지배한 지난 천년이 다수가 소수를 지배하는 사회였다면 다가오는 세기는 다수가 소수를 이해하고 그 사이의 단절을 넘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세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드라마를 기획했다. 그리고 그중 가장 단절되고 이해받지 못하는 소수층을 찾다보니 '동성애'라는 소재에 다다르게 되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동성애'가 아니다. 그것을 아우르는 '인간애'에 대한 이야기이며 인간과 인간 간의 원할한 소통을 꿈꾸는 드라마이다.
표민수 PD의 말이라고 한다. 도대체 지난 천년을 왜 민주주의가 이 세계의 대다수를 지배한 천년이라고 표현했는지 좀 어이가 없긴 하지만, 그건 대충 넘어가고-_- 뒤에 나온 기획의도를 아주 잘 살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줄거리는 과감하게 생략~! 그리고 주옥같은(아 이런 흔해빠진 수식어를..;;) 명대사들도 역시 생략~!
추천하는 드라마이므로 보고 싶은 사람은 꼭 직접 보는 게 좋을 듯.
게임을 하든 애니를 보든 영화를 보든간에 리뷰나 프리뷰 찾아서 보다가 명대사 같은 거 소개해 놓은 거 미리 봐 버리면 막상 본편에서 실제로 그 대사를 들어도 감동이 줄어든단 말이다. 나는 네타 정말 싫어하고, 너무 많은 사전정보는 지양하는 편이라서;;
최근에 그걸 절실히 느낀 대사는 "처음 100년이 힘들어요"(알만한 사람만 알 대사ㅋㅋ)
중요 장면 스샷 첨부~!





정말 괜찮은 드라마였다. 감동감동~~
결론은... 쌍화점 DVD 나오면 봐야겠어~!!
글구 동성애가 파격적이거나 선정적인 소재 취급을 받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

바보같이 내 PMP가 스샷 저장이 된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어서 마구 찍어봤다.
놀라운 점 1. 이건 KBS 공중파에 방영된 드라마다~!!!
놀라운 점 2. 이게 방영된 건 무려 10년 전이다~!!!
놀라운 점 3. 10년 전 KBS 방영 드라마라는 것이 놀라운 이유는 이 드라마의 소재가 대놓고 동성애이기 때문이다-_-;;;;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지금 사회에서 1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본질적인 면에서는 그다지 달라진 게 없다고는 할지언정 동성애에 대한 사회의 반응은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10년 전에는 "없는 존재" 취급을 받았겠지만, 요즘은 그 존재 자체는 인정하는 분위기이고 한편에서는 아예 "상업화"의 소재로 쓰인다고나 할까. 어쨌든 보수적인 KBS에서 당시에 동성애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이름있는 배우들의 연기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정말이지 놀라운 일이다.
시대를 앞서간(?) 소재의 파격성은 젖혀두고서라도, 이 드라마는 그 자체로도 꽤 잘 만든 드라마다. 파격적인 소재 때문에 캐스팅에 난항을 겪었다는 것 치고는 정말이지 역에 딱 맞는 배우들이 캐스팅되었다.

주진모, 김갑수,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이미숙. 난 딱 10년 전부터 TV 드라마를 거의 챙겨 보지 않았기 때문에 김갑수와 이미숙이라는 두 중견 배우가 지금은 어떤 모습인지 잘 모른다. 그래서 10년 전의 김갑수와 이미숙의 모습도 전혀 낯설지 않았다^^;;

정문기 실장(김갑수). 40대. 직장에 청춘을 바쳤지만, 이제는 밀려나갈 신세. 전형적인 한국 남성. 가족에게는 언제나 강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지만 사실은 혼자서 외로움을 끌어안고 있다.
서정혜(김미숙). 20년간 정문기 실장의 아내로서 그저 남편의 등만 보고 살아온 전형적인 가정주부. 자신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남편에게 갑갑함을 느끼지만 남편의 자존심에 상처를 줄까봐 어찌하지 못한다.

신준영(주진모). 겉보기에 젊고 패기넘치는 20대. 하지만 동성애자로 살아간다는 것 때문에 역시 외로움을 끌어안고 있다. 정문기 실장에게 자신의 형의 모습을 겹쳐보고 연민을 가지고 있다.

내가 주진모 나온 영화 안 본 것도 아닌데, 왜 이 사람이 잘생긴 걸 몰랐을까-_- 저렇게 생겨가지고 존재감이 약했단 말이야??
솔직히 부티나는 얼굴이라고는 못하겠지만, 이목구비가 아주 조각이네그려...
근데 생각해 보니까, 이 배우가 정말 지금까지 나왔던 영화에서 진짜 존재감이 좀 없긴 없었어;; <해피엔드>에서는 최민식, 전도연만 부각되었고, <미녀는 괴로워>에서는 김아중한테 집중하느라 주진모에는 별로 집중이 안 됐고, <무사>에서는 하필이면ㅠㅠ 정우성이랑 같이 나왔어 젠장-_-; 주진모가 거의 원톱으로 나왔던 <사랑>은... 안봤구나-_-;;;
이번에 주진모 관련기사나 인터뷰 좀 찾아보니까, 연기생활 11년에 흥행작도 거의 없고, 흥행한 영화에 나와도 상대 배우 띄워주는 역할에 그치고 이러저러해서 맘고생이 많았다고 하네. 그러다가 이번에 <쌍화점>에서 연기상도 받고 영화도 나름 흥행한 듯 해서 기쁘다고 하더라고. 생긴 거에 비해서 지금까지 너무 못 뜬 거 아닌가 싶네. 앞으로도 잘나갔으면 좋겠다. 연기도 잘하는데^^
<쌍화점>을 볼까말까 망설이다가 우연히 <슬픈 유혹>을 찾게 되어서(아마 쌍화점 뜨고 나서 나처럼 이거 알게 된 사람도 많지 않을까 싶네) 봤는데, 이거 완전히 "주진모의 재발견"이네. 괜찮게 나온 컷을 올려보자~!!


드라마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진지하고 조금은 슬프다. 그리고 세 주인공의 나레이션이 자주 나오는데, 분위기를 살리는 효과를 준다. 동성애를 소재로 한 진지한 작품은 우리나라에는 그렇게 많지 않고 내가 접한 거라고는 일본산인 코노하라 나리세 소설이나 미국이나 유럽산 영화 정도인데, 이건 정말이지 "한국적"인 배경이나 설정, 정서를 잘 담고 있어서 좋았다.
민주주의가 이 세계의 대다수를 지배한 지난 천년이 다수가 소수를 지배하는 사회였다면 다가오는 세기는 다수가 소수를 이해하고 그 사이의 단절을 넘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세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드라마를 기획했다. 그리고 그중 가장 단절되고 이해받지 못하는 소수층을 찾다보니 '동성애'라는 소재에 다다르게 되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동성애'가 아니다. 그것을 아우르는 '인간애'에 대한 이야기이며 인간과 인간 간의 원할한 소통을 꿈꾸는 드라마이다.
표민수 PD의 말이라고 한다. 도대체 지난 천년을 왜 민주주의가 이 세계의 대다수를 지배한 천년이라고 표현했는지 좀 어이가 없긴 하지만, 그건 대충 넘어가고-_- 뒤에 나온 기획의도를 아주 잘 살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줄거리는 과감하게 생략~! 그리고 주옥같은(아 이런 흔해빠진 수식어를..;;) 명대사들도 역시 생략~!
추천하는 드라마이므로 보고 싶은 사람은 꼭 직접 보는 게 좋을 듯.
게임을 하든 애니를 보든 영화를 보든간에 리뷰나 프리뷰 찾아서 보다가 명대사 같은 거 소개해 놓은 거 미리 봐 버리면 막상 본편에서 실제로 그 대사를 들어도 감동이 줄어든단 말이다. 나는 네타 정말 싫어하고, 너무 많은 사전정보는 지양하는 편이라서;;
최근에 그걸 절실히 느낀 대사는 "처음 100년이 힘들어요"(알만한 사람만 알 대사ㅋㅋ)
중요 장면 스샷 첨부~!





정말 괜찮은 드라마였다. 감동감동~~
결론은... 쌍화점 DVD 나오면 봐야겠어~!!
글구 동성애가 파격적이거나 선정적인 소재 취급을 받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


덧글
방금전 새벽에 슬픈유혹 겨우겨우 찾아서 봤는데요 , 뒷통수를 맞은듯이 머리가 쎄합니다
전 김갑수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 오늘 보니 주진모도 최고네요.. 마치 장국영에 버금가는
아우라(?)가 느껴진달까요 ..
저 드라마를 스쳐지나가면서 본게 저 13살때인데 오늘 10년이 지나고 보게되니 정말 감개무량하네요 .. ㅜㅜ
2009/07/22 12:42 # 삭제
비공개 덧글입니다.그리고 이미숙씨가 아니라 김미숙씨더라구요 ^^